겨울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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관리자 2022-01-13
겨울산
문이라는 문은 다 닫고 드는 길도 모두 지워
희고 큰 보자기로 산을 한 뭉치 싸맨 것 같이 보인다
설산의 위엄으로 빛나는 오대산의 신전 같은 백덕산
저 하얀 보자기를 신이 달랑 들고 갈 것인가
신비는 근접하기 어렵지만 문 없는 저 안에 내가 있을까
나는 나를 찾아 눈이 쌓여 벌써 며칠째 길이 단절된
너무 하얘 공포스러운 은빛 보자기 속을 기어오른다
반쯤의 몸을 산에 내어 주다가 내친김에 온몸을
산속으로 밀어 넣는데 거기 날 받는 손이 있을 것인데
무슨 일로 의기투합해 한 덩어리가 된
억세게 끌어 당겨 더욱 하나가 될 수밖에 없는
겨울산 혹한 속엔 서로 앙칼진 포옹이라도 해야 하는 것인가
다 얼어붙어 너도 나도 없는
내 발자국 소리까지 끌어들여 얼음은 더 두꺼워지는데
시퍼렇게 날 선 바람이
베인 귀를 다시 베어 가고 나는 엎드렸는데
어느 곳이나 살아 있는 것은 정지되지 않아
더 깊은 결빙의 지역으로 올라가고 있는데 아 무서워 산이
더 꽉 조이며 땅속으로 울리고 과도한 침묵도 얼어 터져 폭죽 소리를
내는 거울산 나는 오르지만 나는 산 아래 깔리고 하늘이 가깝게 날 덮어 왔다.
신달자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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